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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소비자 트렌드

일방적으로 보기만 하는 광고는 그만!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은 디지털 광고

안녕하세요, 미디어플래닝 수업을 수강하는 국사학과 김상아입니다.

 

여러분은 광고를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물론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광고를 보는 것을 싫어합니다. TV를 보다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동영상 광고는 skip 버튼이 뜨기만을 기다리곤 하죠.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광고가 아예 나오지 않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결제하기도 하고요! 한국방송진흥공사에 따르면 매체에 상관없이 광고를 회피하는 비율은 과반이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각 매체별 광고에 대한 회피 강도 (출처: 한국방송진흥공사)

이렇게 사람들이 광고를 피하는 현상이 매우 보편적이다 보니, 이를 일컫는 용어로 '광고 회피'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광고계에서는 대중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에는 대중, 특히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은 디지털 광고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판플레이(참여가 가능한 판을 열고 논다)'.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여 논다는 뜻으로, 소비도 재미가 있어야 소비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겨냥한 광고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보실까요?


◆ 이건 무조건 봐야 해! 소문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광고들

한국관광공사의 시리즈 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는 작년 한 해 대한민국과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서울, 부산, 전주, 강릉, 안동, 목포의 명소에서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선율에 맞춰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단원들이 유쾌하게 군무를 추는 영상인데요. 유튜브에는 “코리아의 독특한 리듬에 중독됐다”, “코로나가 끝나면 꼭 한국에 가겠다”는 외국인들의 감탄과 “드디어 공무원 세대교체가 이뤄진 거냐”며 딱딱하고 지루할 줄 알았던 공공기관의 새로운 광고에 놀라워하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지요.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광고는 유튜브 등 누적 조회 수가 5억 4700만뷰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오디오 부문 대상, 해외 집행 광고 부문, 공기업 부문 특별상, 한국 광고 PR실학회 올해의 광고 PR 대상, 관광혁신 서밋디지털 캠페인 부문 관광혁신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그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편 KCC에서는 광고모델을 성동일로 내세워 약 3분짜리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무한 광고 유니버스에 갇힌 성동일'이라는 제목의 광고는 경동나비엔 보일러, 바디프랜드 안마의자, 꽃을 든 남자, 스팸 등 누구나 알만한 유명 광고 10개를 패러디해 KCC 창호와 연결한 광고입니다. 특히 여러 편의 광고들이 끊임없이 연결되는 독특한 액자식 구성과 성동일 특유의 인간미가 엿보이는 코믹 연기가 더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광고 보기 싫어서 프리미엄 결제해서 쓰는데, 도리어 유튜브로 광고를 찾아보게 만들 만큼 재미있다", "'세상을 연결하는 창 KCC 창호'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등의 댓글들이 이어지며 적극적으로 전파를 하고 있습니다. 광고 영상 조회수로는 이례적인 830만 회를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이 광고를 기획한 TBWA코리아의 이연후 국장은 "이처럼 공식에 갇히지 않은 요즘 시대를 위한 더 기발한 크리에이티브(창작물)가 많이 등장했으면 한다. 광고가 더 이상 건너뛰어야 할 불청객이 아닌, 찾아보는 콘텐츠이자 대중문화로서의 지위를 다시 찾길 기대한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 KCC창호의 '무한 광고 유니버스에 갇힌 성동일'과 같이 적당한 B급 감성과 센스가 어우러진 광고들은, 무엇이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을 말 그대로 '저격'했습니다. 이에 MZ세대는 단순히 광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주변에 '전파'하며 그들만의 재미를 공유했고, 그 통로는 디지털이 되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파되었으니,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겠죠?


◆ 보기만 하는 광고는 지겨워! 직접 대중이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광고

여러분은 방탈출 게임을 어디서 하시나요? 방탈출 카페? 모바일 방탈출 어플?

이제는 인스타그램으로도 방탈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광고라고?'

그것은 바로! 트렌드 라이프 쇼핑 사이트 G9에서 진행한 광고인데요,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놀라고 신기해했던 광고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을 올리기만 하는 sns인 줄 알았는데, sns 포스팅을 이용한 방탈출 '게임'이라니! 제게는 정말 신선한 시도로 다가왔습니다.

사진 출처: 인사이트

G9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 한 뒤, 화면에 띄워진 각 이미지를 클릭해 게임을 풀 수 있는 힌트를 획득하고, 정답을 유추해 최종 3개의 황금열쇠를 찾는 미션을 수행해 탈출을 하는 방식입니다.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판매하는 나라를 언택트 방식으로 여행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여행도, 방탈출 카페 게임도 어려워진 시기에 언택트 방탈출, 언택트 여행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광고이네요. 총 7만여 명이 참여한 이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G9 측은 지난 3월 '방탈출 게임 시즌2'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방탈출을 할 수 있다면, 유튜브에서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른 결말을 볼 수 있는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영화의 이름은 '아오르비(AORB)'.

A나 B를 선택해 주인공의 운명과 영화의 내용을 결정지을 수 있는데요, 이렇게 관객과 직접 교감하는 영화를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에 공개된 '블랙미러: 밴더스내치'가 있습니다. '아오르비' 또한 인터랙티브 영화의 일환으로 제작됐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선택의 자유가 없는 통제 사회를 탈출해 '야스랜드'로 향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선택 결과에 따라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보여줍니다. 총 7분 분량으로, 시청자는 개당 약 1분 30초에 달하는 영상이 끝나면 마지막에 줄거리 진행이 달라지는 2가지 경우 중 하나를 클릭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고 5번의 선택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무려 '광고'입니다! 오비맥주 카스가 유튜브와 협업해 제작한 광고이자, 인터랙티브 영화이죠. 이는 오비맥주 카스의 '당신의 순간을 응원한다, 야쓰(YAASS)'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된 영화인데요, 이 영상은 유튜브 공개 2주 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2019 트위터 브랜드 어워드에서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했고, 구글코리아가 선정한 ‘2019 3분기 유튜브 광고 리더보드’ 탑 10에 선정되기도 했다네요!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랙티브 영화가 이렇게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니, 대한민국 광고계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아오르비'는 사소한 결정을 내릴 때조차 주변의 의견에 의존하는 메이비족(햄릿증후군)들에게 '자신의 선택을 믿고 그 선택을 즐기라'는 '야스(YAASS)' 캠페인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G9의 '인스타그램 방탈출'과 카스의 '아오르비'는 소비자들을 광고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광고를 완성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광고는 그저 광고물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기존의 정의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았고, MZ세대는 그에 적극적으로 응하며 광고를 '판플레이'하며 소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제가 소개한 4가지 광고를 재밌게 보셨나요?

제게는 이 광고들이, 미래의 광고인으로서 저도 이렇게 기발한 아이디어들의 광고를 기획하고 싶다는 엔도르핀이 돌게 해주는 광고들이었습니다!

 

위 광고들은 확실히 TV 앞에 앉아 꼼짝없이 볼 수밖에 없었던 기존의 광고와는 다릅니다. 형태도,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식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말이죠.

 

이제 광고는 광고끼리만의 싸움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수많은 콘텐츠들과 싸워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 문화가 자연스러운 MZ세대가 광고의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디지털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그렇기에 수많은 콘텐츠들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광고의 크리에이티브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죠! 앞으로의 광고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얼마나 기발한 아이디어와 크리에이티브로 저를 놀라게 하고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지네요!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참고자료

1. 소비자들 "모바일 광고가 제일 보기 싫어", cm.asiae.co.kr/article/2015122314454146596

2. "모바일 시장 커지는데"...보고싶지 않은 광고 '모바일', zdnet.co.kr/view/?no=20151223154129

3. 해외 젊은층 ‘범내려온다’ 춤추며 랜선타고 한국 도시 관광, 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880530

4. 조회수 2억 넘긴 관광공사 한국 홍보영상...드디어 공무원 세대교체?, 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0/09/26/PJE3EQY3PNBEDEVTSOHARVWG4E/

5. [Biz times] 한국 오고싶게 만든 그 광고…'범 내려온다' 3억명이 봤다, www.mk.co.kr/news/business/view/2020/12/1337480/

6. '성동일 KCC창호 광고' 대박낸 TBWA "광고, 찾아보는 콘텐츠됐으면",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18/2021011802252.html

7. KCC 유튜브 광고, 역대급 패러디로 흥행 대박 이어간다,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1/25/2021012501734.html

8. G9, 언택트로 즐기는 ‘인스타그램 방탈출 게임’…성공하면 1000만원, 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29663

9. G9, 언택트 ‘방탈출 게임’ 시즌2 진행…”성공시 1000만원”, zdnet.co.kr/view/?no=20210302091349

10. "영화야, 광고야?"… 오비맥주, 유튜브와 손잡고 국내 최초 인터랙티브 콘텐츠 마케팅, 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4

11. “생의 모든 순간이 선택이다”, 2030이 열광한 카스의 <아오르비>, 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