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매거진, 홍수의 시대
안녕하세요. 디지털마케팅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수강 중인 한국역사학과 21학번 이연재입니다.
다들 팔로우하고 있는 인스타 매거진 계정이 하나씩 있으실 텐데요. 작년부터 였을까요? 인스타 매거진이 본격적으로 우리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패션부터 F&B, 문화예술과 에세이 등 인스타 매거진이 다루는 영역은 확장되고 그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인스타 매거진의 인기, 과연 예견된 일이었을까요?
1. 디깅 문화, 취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개인화된 취향을 가지고 있는, 혹은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가치관 정기조사 2024] 결과, 연령이 낮은 세대일수록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뚜렷한 취향을’ 갖춰야 한다는 대답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는 ‘디깅’이 있는데요. 디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파고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러 정보를 획득하고 관련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나만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디깅은 일반적인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lingrongdang (@lingrongdang)
이를 위한 가장 쉬운 접근법이 바로 인스타 매거진입니다. 운영자 본인의 취향에서 시작하는 인스타 매거진은 당연하게도 개인의 파편화된 취향을 만족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인스타 매거진이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내 취향에 맞는 매거진 하나를 찾는 것 또한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렇게 인스타 매거진을 시작으로 관심사에 관한 조각들을 하나씩 찾기 시작합니다.
2. 텍스트 힙, 글 읽는 사람이 멋져 보인다📚
‘텍스트’와 ‘힙하다’를 합친 텍스트 힙이라는 키워드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이후로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활자보다는 영상에 더 친숙한 젊은 세대가 활자를 읽는 것이 오히려 더 멋있고 남들과는 다른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독서를 향한 MZ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어피티의 [MZ세대 최근 독서습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8%가 최근 몇 년 간의 독서량이 ‘증가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출처: 포엠메거진(@poemmag) / 슡튀르미디어(@sulturemedia)
인스타그램 소비 현황에서도 이와 같은 트렌드가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의미 없는 게시물과 릴스 사이에서 인스타 매거진을 통해 활자를 읽고자 합니다. 인스타 매거진은 도파민이 가득한 SNS 상에서 일종의 도피처가 되어주는데요. 책이나 뉴스, 잡지보다는 함축적으로 텍스트를 전달하는 특성으로 인해 활자에 친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활자와 가까워지는 첫걸음이 되기도 하겠네요. 이렇듯 텍스트 힙 열풍에 기대어 인스타 매거진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3. 연결성,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
“시작은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다. 대학 밖의 큰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었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매체라는 명분이 필요했다.” 인스타그램 매거진 아워익스프레스의 운영자가 밝힌 매거진 운영의 이유입니다. 소통의 단절이 심화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는 적어지는 시대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와 닿아 있다는 느낌을 찾고자 합니다.
출처: 아워익스프레스(@ourexpresso)
인스타 매거진은 그런 우리를 이어주는 채널로 작용합니다. 인스타그램의 높은 이용률과 활발한 소통은 인스타 매거진 속 독자와 독자, 독자와 운영자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는 요소가 되고, 우리는 어딘가에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들과 같은 글을 읽고 있다는 사실에 묘한 연결성을 느낍니다. 최근 독자들의 기고를 받는 인스타 매거진이 많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요.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같은 취향의 소유자들이 공존하는 세계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인스타 매거진 포화의 시대가 달갑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큐레이션의 내용들, 어디에서 본듯한 양산형 콘텐츠 등을 이유로 인스타 매거진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광고성 큐레이션이나 그저 보여주기 식에 머무르는 인스타 매거진은 회피하려고 하는데요. 보다 편하게 나의 취향을 접하고 발전시킬 수 있던 인스타 매거진에 독자들의 선택과 집중이 요해지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인스타 매거진 시장의 과포화로 인해 곧 인스타 매거진 시대의 끝이 올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다양한 차별점을 가진 매거진이 이 시장을 활성화시켰다면, 이제는 그럴만한 소스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데요. 진정성으로 접근했던 인스타 매거진의 명과 암이 확연히 드러나는 요즘, 여러분은 인스타 매거진의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참고자료
https://magazine.hankyung.com/job-joy/article/202501184631d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j90E4U7Aq-FbuzRas91UyMXY45qkWs4
https://uppity.co.kr/mz세대-61-8-이전보다-책을-더-많이-읽어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728989?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