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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디지털 매체(Others)

Seoul, My Soul...? 도시브랜딩 이야기

안녕하세요 미디어 전공 최치호입니다

어느덧 학기말, 종강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많이 지쳐있는 상태인데...

모쪼록 모두들 2주만 좀 더 힘내서 후회없는 성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이번학기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이슈는 

'도시 브랜딩'입니다

 

4월 29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 무대에서 열린 2023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쇼)에서 서울시의 새 슬로건 Seoul, my soul (서울, 마이 소울) 문구가 드론으로 연출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여러분은 'Seoul, My Soul'이라는 슬로건 혹시 들어보셨나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사용했던

I·SEOUL·U를 대체할 새로운 서울특별시의 슬로건입니다

Seoul, My Soul은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라는 의미를 지녔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서울의 슬로건처럼, 도시라는 추상적인 공간에

어떠한 이미지를 그려 넣어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바로 '도시 브랜딩'입니다.

도시 브랜딩은 앞서 말씀드린 슬로건을 포함, 캐릭터, 로고 등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도시 브랜딩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도시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도시들이 브랜딩을 시도합니다.

 

2000년대 들어 서울이 세계적인 도시가 되면서

글로벌 도시로서의 이미지 홍보를 위하여 서울도 슬로건을 내세우며 도시 브랜딩을 시작했는데요

200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Hi Seoul'을 시작으로

2006년 오세훈 시장의 'Soul of Asia'

2015년 박원순 시장의 'I·SEOUL·U'

그리고 2023년 다시 오세훈 시장의 'Seoul, My Soul'까지

20년간 총 4번의 슬로건 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민들의 슬로건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습니다.

2015년 'I·SEOUL·U'의 슬로건 제정 때부터 

'과연 해당 슬로건이 정말 서울을 상징할만한 슬로건인가?' 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이번 슬로건 제정 역시 여전히 문장의 의미가 모호하고

또 시장이 바뀔 때마다 교체되면서 슬로건이 전 시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슬로건이 바뀔 때마다 도시 곳곳에 있는 슬로건이 새겨진 상징물 및 조형물

설치부터 유지까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는데요

실제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I·SEOUL·U에 들어간 비용만 32억,

이번 Seoul, My Soul을 정하기까지 의견 수렴에만 3억이 들었다고 합니다

 

 

도시 브랜딩을 위한 슬로건이 이렇게 자주 바뀌는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서울시가

잘 못된 방향으로 브랜딩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도시 브랜딩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도시 브랜딩의 성공 사례로는 현재 미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도시,

뉴욕의 'I❤️NY'이 있습니다

 

 

유튜브 - ebs 비즈니스 리뷰 캡쳐

 

말 그대로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 슬로건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현재 뉴욕이 가진 럭셔리, 낭만, 꿈과 같은 모든 이미지를 완성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높은 범죄율, 실업율 등

온갖 부정적인 지표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범죄 도시'였습니다

 

당시의 뉴욕 시민들이 만든 '뉴욕 방문자를 위한 생존 가이드'에는

1. 해가 지면 거리에 나오지 말 것

2.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 것

3. 거리를 걸어 다니지 마라

4. 호텔에 귀중품을 놓고 외출하지 마라

라고 적혀 있으며, 당시의 뉴욕이 어떤 도시였는지를 단편에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뉴욕시는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절망적인 도시 상황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하여

관광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을 유치하여 그들을 시작으로 새로운 인구를 유입시켜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이미지 재건이 필요하다고 판단, 도시 브랜딩을 시도하기로 합니다

 

뉴욕시는 광고 회사 웰스, 리치 앤 그린과 함께 브랜딩과 마케팅을 바탕으로

뉴욕의 이미지를 재탄생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뉴욕의 도시브랜딩은 관광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1977년부터 뉴욕은 통합 마케팅 캠페인 'I Love New York'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도시' = 뉴욕 

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뉴욕 출신의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인 밀턴 그래이저에게

사람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슬로건의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자신의 고향을 위한 일이었기에

밀턴 그래이저는 대가를 받지 않고 프로젝트에 임했고

그렇게 그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아래의 이미지입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I❤️NY' 슬로건은 뉴욕 시민들이 스스로 뉴욕을 사랑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성숙한 시민의식의 원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I❤️NY'는 단순 캠페인 슬로건을 넘어

뉴욕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데

뉴욕시는 해당 이미지를 기념품, 건물 외벽 등에서 적극 활용하면서

 'I❤️NY'로고가 박힌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길가에 슬로건 홍보 노래를 틀어놓는 등 캠페인의 확산을 가속화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시는 사용자에게 로고의 지적재산권을 요구하지 않아

슬로건이 더욱 다양한 매체와 사람들을 통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였고

그 결과 뉴욕의 도시 분위기와 이미지는 빠르게 긍정적으로 발전했으며

덕분에 뉴욕은 미국 관광산업의 중심지를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뉴욕의 슬로건은 2001년에도 큰 역할을 해냅니다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를 경악케 한 9.11테러가 뉴욕 중심가에서 벌어집니다

CNN의 긴급보도로 테러소식을 접한 사람들도 충격의 눈물을 흘릴 정도로

테러 직후의 뉴욕 분위기는 참담했습니다

그렇게 충격과 공포의 분위기에서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I❤️NY' 로고의 제작자, 밀턴 글래이저는 <뉴욕데일리뉴스>에 한 이미지를 싣습니다

 

❤️의 왼쪽 하단 검은색 그을린 자국은 테러를 당한 세계무역센터를 상징한다(실제로 뉴욕의 남서쪽에 위치했던 세계무역센터) / 출처 - 게티이미지

나는 그 어느때보다 뉴욕을 사랑합니다

 

기존  'I❤️NY' 로고를 응용,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절망에 빠진 뉴욕 시민들에게 

 다시 밝은 이미지의 뉴욕을 재건에 함께 힘을 모으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해당 이미지는 신문의 1면과 4면에 실리며 거리에서 해당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문구를 홍보하는 매체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뉴욕도 슬로건으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최근 뉴욕시는 46년간 슬로건으로 사용해온 I❤️NY를 다음과 같이 손봤는데요

 

출처 - 게티이미지

개인주의화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좀 더 다양성을 존중하고, 공동체의식을 회복하자는 취지 하에

변경한 새로운 로고라는 것이 뉴욕시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뉴욕시민들은 로고의 변경에 크게 반발하였습니다

뉴욕시민들은 물론 온국민이 나서서 크게 반발했다는 기사를 듣고는 

사실 저는 큰 감흥을 얻지 못했었는데,  I❤️NY의 탄생부터

2001년의 일화까지 알고 나니까 왜 그렇게 뉴욕시민들이

해당 슬로건을 사랑하고 아끼는지 납득이 갔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서울시가 여태껏 가져갔던 슬로건과 로고들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었는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언젠가 서울도 진정으로 서울시민들이 아끼고,

더 나아가 서울을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슬로건과 로고를 갖게 될 수 있을까요?

서울시 슬로건의 올바른 방향성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다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용참고

https://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98 

 

"I♥NY→WE♥NYC"… 46년 만에 리브랜딩한 뉴욕시 로고, 뉴요커 반응은? - Brand Brief - 브랜드브리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인 뉴욕(New York)시가 도시를 상징하는 슬로건 'I♥NY'을 46년 만에 'WE♥NYC'로 리브랜딩했다.24일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 1977년 그래픽 디...

www.brandbrief.co.kr

https://designcompass.org/2023/04/20/seoul-new-slogan/

 

Seoul, My Soul: 새로운 서울 슬로건은 무엇이 될까?

지난해 12월 28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슬로건 선호도 조사를 했습니다. 전체 1위는 ‘Seoul, my soul’이 차지했으나 2위인 ‘Seoul for you’와 차이가 2.4%로 근소해 최근 최종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designcompass.org

https://brunch.co.kr/@linkinsociology/1

 

뉴욕을 세계적 대도시로 재탄생시킨 슬로건 :  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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