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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캠페인 Case Study

사람들이 좋아하는 도둑질이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마케팅커뮤니케이션’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광고홍보학 전공 23학번 ‘김수혁’이라고 합니다. 

 

“난 훔쳤다는 사실에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 

-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의 본질을 ‘잘 훔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이슈도 잘 훔쳐서 마케팅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온갖 이슈를 낚아채서 브랜드와 연결하는 ‘하이재킹’ 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최근 실행된 인상적인 하이재킹 사례를 통해 하이재킹 마케팅의 매력과 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Q. 하이재킹이란?

본래 ‘하이재킹(Hijacking)’은 항공기나 배 따위를 납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남의 것을 납치한다는 개념이죠. 마케팅 업계에선 이 개념을 빌려와, 이슈나 밈을 빠르게 납치해 브랜드에 활용하는 전략을 하이재킹 마케팅이라 부릅니다. 소비자의 핫한 이슈를 마케팅 기회로 삼아 브랜드의 주목도와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재치있는 마케팅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2가지의 하이재킹 성공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IAMS presents waylon : 시카고 퍼레이드를 납치하다

 

미국에는 매해 추수감사절마다 다양한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그 중에서도 ‘시카고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매년 30-40만 명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큰 인기를 자랑합니다. 특히 2024년은 이 퍼레이드가 90주년을 맞이한 해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이때 모두가 기대하던 ‘대형풍선’ 퍼레이드를 하이잭한 기업이 나타났습니다!

공식 퍼레이드를 보러가는 길목에 ‘건물 사이에 끼여버린 뚱뚱한 강아지 풍선’이 등장했습니다. 하늘 높게 날아다니는 대형풍선과는 전혀 다른 비주얼에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습니다. 

 

이 퍼포먼스는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IAMS’가 애완견 비만 문제를 알리기 위해 기획한 옥외 캠페인이었습니다. 현장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풍선의 실제 모델인 Waylon의 비만관리 여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만견 상담 프로그램 및 다이어트 사료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구성했죠. 

 

이 강아지 풍선이 담긴 영상들은 순식간에 SNS에 퍼졌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조회수 2,700만 회 이상

 틱톡 영상: 조회수 3,700만 회 이상, 좋아요 2만 6천 개 이상

 

참고로, 시카고 풍선 퍼레이드의 공식 참가비는 약 7억 원입니다. IAMS는 공식 참가 없이, 강아지 풍선 하나로 사람들의 관심을 빼앗고 비만견 문제까지 효과적으로 알리는 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Kleenex Score : 아카데미 시상식을 납치하다

‘오스카’라고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아시나요? 영화 <기생충>이 4관왕을 수상했던, 바로 그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입니다. 아카데미는 매년 연초 각 부문별 노미네이션을 공개합니다. 이 시기엔 대중들이 후보작들을 찾아보면서 영화 검색 트래픽이 증가하죠. 바로 그 타이밍에, 영화 정보 플랫폼 ‘IMDb’는 아카데미를 하이재킹할 낯선 평점 시스템을 공개합니다. 바로 눈물 점수(Kleenex Score)입니다. 

 

 

눈물 점수(Kleenex Score)는 영화가 시청자를 울릴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다시 말해, 눈물 점수가 높은 영화일 수록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크리넥스 티슈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캠페인은 아카데미의 시상식 직전에 공개되며, 사용자들은 시상식 후보작과 여러 슬픈 영화들의 눈물 점수를 살펴보고 추천받을 수 있었습니다. 

 

‘슬픈 영화엔 티슈가 필요하다’에 시작한 Kleenex Score 캠페인을 아카데미 시상식라는 대중적 이슈를 통해 알리는 전략이 참으로 기발하지 않나요? 시상식을 보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크리넥스는 이들의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습니다. 

 

아직 캠페인의 정량적 성과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영화라는 소비자 접점을 발견하고 이에 맞는 ‘아카데미 이슈’를 하이재킹하여 소비자와 언론의 주목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하는 캠페인이었습니다!

 

Cf. 국내 크리넥스의 ‘폭삭 속았수다’ 콜라보

 

참고로, 국내 크리넥스도 <폭삭 속았수다>와의 공식 콜라보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눈물 쏟았수다”라는 평이 많았던 <폭삭 속았수다>와 티슈를 시의성 있게 연결한 사례라는 점에서 Kleenex Score와 유사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이재킹의 핵심과 힘

 

이러한 하이재킹 마케팅에는 시의성과 연관성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화제가 된 이슈를 시의적절하게 가져와 브랜드와 밀접하게 연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크리넥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하이잭킹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던 이유는 영화라는 접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기업들이 하이재킹 마케팅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적은 비용으로 소비자의 높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비용 고효율 전략이 부르기도 합니다. 일례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당시 유튜브 라이브에 슈퍼챗 5,000원을 후원한 명가다온당은 다음날 자사 제품을 완판 시켰다고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더욱 자주 보일 것 같네요.

 

지금까지 하이재킹 마케팅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브랜드의 재치와 센스가 드러나는 하이재킹.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가로챌지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