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레저학과 14학번 심지훈입니다.
디지털 트윈.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분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단어고, 혹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 일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 사물을 컴퓨터 속에 가상으로 '모델링' 해 관찰,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사물의 특성을 더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한마디로 디지털 세계에 현실세계와 똑같은 쌍둥이를 하나 만든다는 말입니다. 그게 사람이 됐든 물건이 됐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변화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설명한 디지털트윈이 굉장히 허무맹랑한 소리 같지만, 지금도 실제로 이러한 기술을 쓰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 사례 3가지
1. '현실 국가를 위한 가상의 나라' 버추얼 싱가포르
첫번째로는 버추얼 싱가포르가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8년, 약 3년에 걸친 대규모 프로젝트 '버추얼 싱가포르' 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버추얼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전역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과 도로, 구조물, 인구, 날씨 등 실제 도시를 구성하는 각종 유무형 데이터를 3D 가상환경에 실세계와 거의 유사한 조건으로 구성해논 디지털 트윈입니다.
그럼 이걸 어디에 쓸까요? 싱가포르에서는 기업이나 정부가 건물이나 공원 건설등의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경우, 먼저 버추얼 싱가포르에서 계획을 실행시켜 봅니다. 버추얼 싱가포르 내에서 주변 경관과의 조화, 일조권 침해등 사전 조사 항목등을 빠르게 먼저 검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몇번 있을지 모르는 시행착오를 굉장히 낮은 수준까지 끌어 내릴 수 있습니다.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기 때문이죠.
디지털 트윈은 이렇게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서 실행하고자 하는 계획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시키거나, 또는 실행할지 말지의 여부까지도 결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관적인 시각화 영상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한 눈에 확인이 됩니다.
2. 심앤큐어의 수술 시뮬레이션
프랑스 회사인 심앤큐어(SIM&CURE)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뇌동맥류 수술에 사용하는 상품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활용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은 먼저 환자의 뇌동맥류 발생 상태와 주위 혈관을 3D 모델링해 정보를 파악하고, 이러한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시스템 스스로 진행해 수술에 적합한 수술 도구와 이식물 사이즈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기존의 뇌동맥류 수술은 동맥류가 발생한 위치를 찾기 힘들어 굉장히 까다로웠고, 찾았다 하더라도 적절한 크기의 이식물 사이즈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트윈기술로 하여금 뇌동맥류 발생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디지털 트윈을 통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절한 이식물 사이즈를 추천함으로서 수술의 성공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디지털 트윈이 탄생시킨 스포츠카 '기블리'
디지털트윈은 스포츠카 시장에도 큰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이탈리아 명문 자동차 기업 마세라티는 신차 생산 공정에 디지털 트윈을 접목시킴으로서, 2012년 6288대 수준이던 판매량을 2016년 4만 2000대 까지 약 6배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러한 성과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2013년에 공개한 고성능 세단 기블리와 독일의 지멘스 입니다.
독일의 지멘스와 마세라티는 차량 생산에 디지털 트윈을 접목해 보는 실험을 했습니다. 마세라티는 기블리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실제 모델과 가상의 디지털 모델 데이터를 동시에 생산함으로서 공정을 더욱 깔끔하게 바꿨으며, 디지털 모델에서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를 거친 뒤 제품 개발의 정확도를 개선했습니다.
이는 생산 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는데, 30개월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던 개발 기간을 16개월로 줄임으로서 기블리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습니다. 여기다 더불어 고객들이 요구하고자 하는 바를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테스트 해본 결과, 기블리는 7가지 버전과 13가지에 이르는 색상, 205개의 구성 옵션을 적용할 수 있는 고객을 위한 마세라티만의 커스터마이징 차량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디지털 트윈의 장점과 단점
모든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듯, 디지털 트윈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디지털 트윈의 장점은 위에 나열한 대로 시행착오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으며, 다가올 위험에 충분히 대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의 단점은 초기에 높은 구축 비용이 요구됩니다. 현실과 똑같은 모습의 쌍둥이를 디지털로 구현해놨기 때문에 이 단위가 작게는 자동차부터, 크게는 한 나라까지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작은 산업체의 경우엔, 디지털 트윈에 투자한 투자금보다 상대적으로 그 원금회수가 더딜 수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이 만능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꼭 사용해야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이 시대에 변화를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디지털 트윈이 없어서는 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