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마케팅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홍보광고학과 22학번 배수빈입니다.
현재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증가하고, 대부분의 제품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사용자의 행동을 최대한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수많은 종류의 마케팅 전략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략 중에서 최근,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 등 디지털 환경 내에서 이루어지는 비윤리적 마케팅 기법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바로 이번에 제가 소개할 '다크패턴'입니다.
우선, 다크패턴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상위 개념의 마케팅 기법이 있습니다.
바로 '넛지(Nudge) 마케팅'인데요,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즉, 넛지 마케팅은 제품의 특성을 강조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기존의 방법과 달리, 사용자의 행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미묘한 제안이나 힌트를 제공하는 기법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촉진시키는 마케팅 접근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다크패턴은 무엇일까요?
'다크패턴(Dark Patterns)'이란?
사람을 속이기 위해 디자인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뜻하는 말로, '소비유도 상술' 또는 '눈속임 설계'라고도 합니다.
다크패턴은 2011년 영국의 디자이너 해리 브링널이 최초로 제시했습니다. 소비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기법이라는 점에서 넛지 마케팅과 동일하지만, 다크패턴은 넛지마케팅처럼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강제성 없이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들이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교묘하게 설계된 장치를 의미합니다.
다크패턴 기법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되거나, 인터넷 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들을 은밀히 유도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는 등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한 마디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인 것이죠.
다크패턴과 넛지 마케팅의 차이점?
유사한 것처럼 보이는 넛지마케팅과 다크패턴 개념은 어떻게 구분될까요?
두 개념의 차이점의 핵심은 '사용자의 자유 의지와 선택에 대한 존중'의 여부입니다.
넛지마케팅은 사용자가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구매 행동을 유도하는 기법입니다.
반면, 다크패턴은 사용자들을 '속여서' 특정 행동을 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소비자들이 '독립적인' 구매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죠.
이미 안 겪어본 사람이 없을 다크패턴의 사례들
다크패턴 마케팅은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 이제는 다크패턴이 없는 앱을 찾기가 더 힘든 상황입니다. 아마 다크패턴의 사례들을 보면 너무 익숙해서 "이것도 다크패턴이었다고?" 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1. 어려운 해지 방법
앱 서비스를 탈퇴하거나 구독 서비스를 해지하려고 할 때, 도대체 탈퇴 버튼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서 답답했던 경험이 다들 있으실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멤버십에 가입하도록 해놓고 회원 탈퇴 또는 가입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게 만들어 소비자들의 중도해지를 방해하는 수법인데요, 현재 국내의 앱과 구독 서비스에서는 이 다크패턴을 거의 대부분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쿠팡에서는 '멤버십 해지하기' 라는 글자 대신, '내가 받고 있는 혜택 포기하기'로 표현하여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해지하려는 순간의 심리까지 흔들어 놓는 치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2. 몰래 장바구니 넣기
불필요한 상품이 자동으로 장바구니에 추가되는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고객이 결제할 의사가 없던 서비스나 물건을 장바구니에 몰래 끼워 넣어 추가적인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기가 막힌 수법입니다.
3. 무료 서비스 기간 만료 후 자동 결제
온라인 구독 서비스에 처음 가입하면 일정 기간동안 무료 이용 기간을 준 뒤, 해당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정기 결제가 되는 방식입니다. 더 악랄한 경우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멤버십에 가입하도록 해놓고 해지를 어렵게 만들거나 숨은 비용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음원 사이트나 OTT 구독 서비스의 '기간 한정 무료 이용 이벤트'가 있습니다.
일정 기간동안 무료 이용을 할 수 있고 언제든지 취소가 가능하다는 말로 가입을 유도한 뒤, 기한이 지났음에도 구독 해지를 하지 않으면 말없이 자동으로 정기 결제가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애플뮤직'에서 이러한 경험을 한적이 있는데요, 처음 애플뮤직을 가입하면 6개월간 무료 이용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여 편하게 사용하다가 6개월이 넘어갈 때, 결제 시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여 저절로 결제가 되었습니다. 환불을 하고 싶었지만, 막상 귀찮기도 하고 절차도 까다로워서 그냥 일정 기간 더 이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4. 총액 미표시
온라인 쇼핑 시, 구매 창에서와 결제창에서의 가격이 다르게 표현되는 경우입니다. 구매 시에는 부가적으로 포함되는 금액들이 표기되지 않다가, 결제창으로 넘어갔을 때 비로소 추가되어야 하는 비용들이 붙어 총 결제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5. 거짓 한정성/희소성 소구
'마감 임박'이나 '오늘 하루만 이 가격', '재고 품절 임박' 등의 기간의 한정성이나 제품의 희소성을 소구하는 문구로 긴박감을 조성하고 시선을 끄는 배너 등을 화면에 배치하는 것 또한 구매를 촉진하는 상술인 '다크 패턴'의 한 유형입니다. 해당 문구가 사실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거짓으로 문구를 남용하고, 그다음 날에도 계속 동일한 문구를 사용하여 소비자를 속이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의 상황이 급증하면서 비대면 거래와 모바일 기반 서비스 앱이 광범위하게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크패턴'을 적용하는 경우도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소비자원은 지난해 말에 국내 온라인 쇼핑몰 38개에서 다크패턴 수가 총 429개로 평균 5.6개의 다크패턴 유형을 사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국내 100대 전자상거래 앱 가운데 97곳에서 1개 이상의 다크패턴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국내 앱의 97%에서 다크패턴이 보일 정도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모바일과 웹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을 넘어 '기본'이 되어 있는 상황인 것이죠.
다크패턴을 막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
정부에서는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지정하고, 소비자 동의없는 기습적인 '숨은 갱신'(동의 없는 유료 전환 등)이나 '잘못된 계층구조'(소비자에게 불리한 선택행위)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다크패턴 규제는 지난해와 올해 공정위의 중점 업무계획 중 하나로 뽑혔다. [매일신문]
공정거래위원회는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플랫폼 분야 거래 질서를 공정화해 소비자의 불공정 피해를 방지하겠다”며 눈속임 마케팅, 거짓 후기 등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한 시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7월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눈속임 마케팅으로부터 소비자 보호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매일경제]
다크패턴은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매출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매력적인 기법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정적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기업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기업에게 중요한 자산인 소비자와의 관계 약화로 이어져 결국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온라인 '다크패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아마 다들 온라인 쇼핑몰이나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로 인한 불편을 겪어본 적이 있고, 매우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 상술인 '다크패턴'으로 인해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기업은 이득을 취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사례가 계속 반복됨에 따라 다크패턴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계와 단호한 대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결론적으로는 기업/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 쌓여 신뢰를 무너뜨리고 기업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앞으로 기업의 상술인 다크패턴에 눈 뜨고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경계하고 주의합시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