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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AI, 사이니지 등)

이케아, 인플루언서의 사생활을 공개하다?

이미지 출처 - IKEA JAPAN 웹사이트

 

얼마전 이케아에서는 일본 하라주쿠 지역에 최초로 도시형 매장을 오픈하였고 이와 함께 아주 독특한 마케팅을 선보였는데요, 바로 한 명의 여성 인플루언서가 이케아 전시장 내에서 총 3일 동안 그곳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오픈해서 보여주는 형식이었습니다(레드프라이데이, 2020).

 

인플루언서의 일거수 일투족을 모두 공개한다니, 윤리적으로 큰 논란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을 3일동안 본인의 사생활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하게 하는 마케팅 방식은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해당 캠페인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엔 약간 힘들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케아에서는 이번 캠페인을 위해 실존하는 모델을 섭외한 것이 아닌, 컴퓨터그래픽(CG)를 통해 만들어진 모델을 섭외했기 때문입니다.    

 

 

영상 출처 - IKEA JAPAN 유튜브 채널

 

이케아가 해당 마케팅을 위해 섭외한 모델의 이름은 임마(IMMA). 핑크색으로 물들여 매력 있는 헤어스타일, 눈에 띄는 패션, 그리고 개성 있는 이목구비를 갖추어 마치 CG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는 실제로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모델입니다.

 

임마(IMMA) CG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회사인 모델링카페에서 구현하였으며(김유성, 2020), 마치 실존하는 사람처럼 책을 읽는다거나, 외출을 하거나, 혹은 낮잠을 자는 등 일반적인 사람과 같은 일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또한, 그녀가 보유하고 있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해보면, 3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으며, 더불어 그녀는 실존하는 모델들과도 함께 화보를 찍는 등 실제 사람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보그 코리아 웹사이트

 

이러한 임마(IMMA)뿐 아니라, 기업이 실존하는 모델이 아닌 가상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현재 꽤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패션 인플루언서로 각광받는 ‘릴 미켈라’가 주목할 만합니다.

 

릴 미켈라의 직업은 가수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남부 지역에서 태어난 19살 여성입니다. 매력 있는 이목구비, 그리고 뛰어난 패션센스를 자랑하며 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는, 임마(IMMA)와 같이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스타트업 회사인 브러드가 AI를 통해 창조한 가상 모델입니다(맹하경, 2020). 무려 280만 팔로워를 지닌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 포스팅을 확인해보면, 가상인물이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뽐내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팔로워 수를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그녀가 인플루언서로서 지니는 영향력은 막강하며, 이러한 영향력을 통해 샤넬,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오영선, 2020). 더불어 유명 매거진과 협업하여 화보를 촬영하며 모델 활동을 하기도 하였습니다(NAOMI FRY, 2018). 이 밖에도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인플루언서로서의 그녀의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세라핀 공식 인스타그램

 

가상모델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례는 게임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있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작한 라이엇 게임즈에서 얼마전 새로운 게임캐릭터인 ‘세라핀’을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등 그녀만의 자체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어 컨텐츠들을 공유한 케이스입니다.

 

세라핀의 인스타그램 계정 소개 문구를 확인해보면 그녀의 직업은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고 소개가 되어있고, 40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녀 또한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통해 그녀만의 다양한 일상들을 공유하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마(IMMA)와 릴 미켈라 사례와 비교해보았을 때 세라핀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인물임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지만, 게임 업계에서도 이러한 가상인물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이러한 가상인물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사례가 전혀 없었을까요? 실존인물이 아닌 가상인물을 활용한 사례는 머나 먼 과거에도 많았으며, 심지어 20년전 한국에서도 이러한 케이스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 출처 - Logneun 유튜브 채널

 

1998년 국내에서 사이버 가수 아담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데뷔를 하였고, 그가 발매한 첫 번째 앨범이 20만 장이 팔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며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인기를 확인하고 LG생활건강에서는 레모니아 음료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에 가상인물인 그를 섭외하였습니다(오영선, 2020).

 

현재에 와서 해당 광고를 시청해보면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어색해 보이는 부분들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그 당시에 가상인물을 활용하여 제품을 광고했다는 사실은 굉장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담의 인기는 그렇게 긴 시간 동안은 유지되지 못하였는데요, 그 이유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아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불쾌한 골짜기’ 현상일 것입니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은 일본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논문을 통하여 공개하였으며,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로봇이 어설픈 모습으로 인간을 닮는다면 그에 대한 사람들의 불쾌감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로봇뿐만이 아니라, 3D 이미지로까지 확장되어 나타납니다(손유진, 2020).

 

영상 출처 - 유니버설 픽쳐스 유튜브 채널

 

최근 사례 중 이러한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례는 작년에 개봉한 뮤지컬영화 ‘캣츠’ 사례입니다.

 

화려한 출연진들을 뽐내며 개봉을 하기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영화 캣츠, 부분적인 CG를 통해 만든 기묘한 모습의 등장인물들을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등장인물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심한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영화 캣츠는 매서운 혹평을 받게 되었습니다(임성호, 2019). 이와 같이 어설픈 모습을 갖춘 가상의 인물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은연의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그에 대한 거부감까지 갖게 됩니다. 그렇기에 기업이 이러한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유발하는 가상인물을 마케팅에 활용하게 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감을 사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뛰어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실존하는 인물들과 거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화된 임마(IMMA)와 같은 사례는 이러한 불쾌한 골짜기 현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고, 이를 통해 현재 가상인물들을 활용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의 수 또한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이러한 가상인물을 마케팅에 활용할 때, 실존하는 인물을 섭외했을 때와는 달리 얻을 수 있는 장점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 비용적인 부담이 적다.

 

실존하는 인물을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기 위해서 기업은 많은 자금을 들여야 하며, 이로 인해 기업은 비용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면 가상모델을 섭외하는 것은 실존하는 모델을 활용하는 것보다 시간과 자금이 비교적 적게 들어 이러한 비용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동아닷컴, 2019). 특히 이러한 가상모델의 특징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싶지만 자본력이 비교적 부족한 기업에게 큰 메리트가 되어줄 것입니다.      

 

- 윤리적인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이케아가 임마(IMMA)를 모델로 활용하여 전시장 내에서 그녀의 일상을 소비자들에게 오픈했던 사례와 관련해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가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실존하는 일반적인 모델을 활용하여 이와 흡사한 마케팅을 펼쳤다면 윤리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고, 이러한 이슈가 더욱 커지게 된다면 더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 손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가상인물을 모델로 활용할 경우 이러한 윤리적인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브랜드들은 이전에는 시행해보지 못했던 조금 더 실험적이고 독특한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 실존인물에 비해 통제가 원활하다.

 

기업이 실존하는 인물을 모델로 선정하여 마케팅을 진행할 때, 그 인물의 일거수일투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선정한 마케팅을 진행중인 기간에 해당 인물이 윤리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하게 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그리고 그와 관련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브랜드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케팅을 위한 인물을 선정할 때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에 반해 기술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은 실존 인물에 비해 통제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고, 가상인물에 의해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 것입니다. 그렇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상의 인물을 활용했을 때, 보다 안정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 이외에도 기업이 가상의 인물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진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다양할 것입니다. 혹시 이 밖에도 여러분들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장점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마음껏 공유해주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게 되면서 이전에는 구현하기 힘들었던 부분들이 현재에는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업들은 이전보다 훨씬 다채로운 방식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었고, 오늘 소개해드린 가상인물을 통한 마케팅 방식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가상인물을 활용하여 기업들이 창의성을 펼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넓어졌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보다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상황 속에서 가상인물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번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을 내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Reference) 

 

NAOMI FRY, “패션 인플루언서 미켈라”, 보그 코리아, 2018.11.26, http://www.vogue.co.kr/2018/11/26/%ED%8C%A8%EC%85%98-%EC%9D%B8%ED%94%8C%EB%A3%A8%EC%96%B8%EC%84%9C-%EB%A6%B4-%EB%AF%B8%EC%BC%88%EB%9D%BC/ (2020.10.23 접속)

 

김유성, “이케아 모델로 뽑혔다는 '팔로워 25'...정체 알고나니 충격입니다”, 위키트리, 2020.09.13, https://www.wikitree.co.kr/articles/571625 (2020.10.23 접속)

 

동아닷컴, “15만명 팔로워 가진 모델의 정체…‘가상모델이라고?”, 동아닷컴, 2019.01.27,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127/93874442/1 (2020.10.24 접속)

 

레드프라이데이, “이케아 전시장에서 3일 동안 일상 공개했던 인플루언서의 비밀”, 허브줌, 2020.09.16,  https://hub.zum.com/redfriday/66374 (2020.10.23 접속)

 

맹하경, “AI가 모델·유튜버도 대체?… '가짜'로 마케팅 하는 세상”, 한국일보, 2020.07.28,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72809400003105 (2020.10.23 접속)

 

손유진, “불쾌한 골짜기”, 경남도민일보, 2020.10.21,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42470 (2020.10.24 접속)

 

오영선, “[기획] 버추얼 모델이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이유”, AP신문, 2020.09.22, http://apnews.kr/View.aspx?No=1249601 (2020.10.23 접속) 

 

임성호, “사람 몸에 고양이 털·꼬리만 CG영화 '캣츠'에 혹평 세례”, 연합뉴스, 2019.07.20, https://www.yna.co.kr/view/AKR20190720028200009 (2020.10.24 접속)

 

 

이미지 및 영상 출처  

 

IKEA JAPAN, “IKEA Harajuku with imma: The Recap English version”, IKEA JAPAN 유튜브 채널, 2020.09.07, https://youtu.be/loMVcr6EOd4 (2020.10.23 접속)

 

IKEA JAPAN 웹사이트, https://www.ikea.com/jp/en/campaigns/ca00-imma-life-pubdaee4472 (2020.10.23 접속)

 

Josh Olins, “패션 인플루언서 미켈라”, 보그 코리아, 2018.11.26  http://www.vogue.co.kr/2018/11/26/%ED%8C%A8%EC%85%98-%EC%9D%B8%ED%94%8C%EB%A3%A8%EC%96%B8%EC%84%9C-%EB%A6%B4-%EB%AF%B8%EC%BC%88%EB%9D%BC/ (2020.10.23 접속)

 

Logneun, “레모니아 CF - 레몬을 닮은 소녀 편 (1998)”, Logneun 유튜브 채널, 2013.08.20, https://youtu.be/-Xzl-VhKHeU (2020.10.23 접속)

 

세라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https://www.instagram.com/seradotwav/ (2020.10.23 접속)

 

유니버설 픽쳐스, “[#캣츠] 1차 예고편”, 유니버설 픽쳐스 유튜브 채널, 2019.08.05, https://youtu.be/efrNjq39de8 (2020.10.24 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