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 작품 관련 비즈니스가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재테크의 일환으로 "Art테크"가 부상하면서 기존 미술품의 수요층이 아닌 2040세대가 예술 작품을 투자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 것과 더불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여러 해 동안 여행을 가지 못하며 그 대체재로 문화적 수요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전시 관람과 작품 구매 등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하는 수요의 증가도 이유로 보입니다.
전시제작사인 미디어앤아트에서 복합 문화 브랜드인 그라운드시소를 2020년 6월 그라운드시소 서촌을 시작으로 11월 성수, 21년 명동으로 빠르게 확장시켰습니다. 그라운드시소는 어떤 공간일까요? 복합문화 공간으로 이전에 보았을 만한 것(saw)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보는(see)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소재들을 발굴해 그라운드시소의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라운드시소의 목표는 전시도 영화와 같이 높은 접근성을 갖추고 언제든지 가까운 곳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제가 지난 4월 다녀왔던 <블루룸>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블루룸>은 코로나 19를 겪고 난 사람들이 어떤 오프라인 콘텐츠를 원하게 될까라는 고민에서 제작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만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영화관이 갖춘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스템만으로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상대로 대단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블루룸>은 첫째, 벽면과 바닥 등 공간의 전체를 활용한 영상 제공으로 '강한 몰입감'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둘째로 기존의 전시와 달리 관람객에게 자유도 높은 관람 방법을 제시하여 관람객들이 걷거나 앉거나 춤을 추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의 관람 방식을 선택할 수 있씁니다. 셋째로는 각 챕터의 적합한 향과 소리를 선정해서 공감각적 관람을 유도했습니다.
<블루룸>의 특별한 점은 전시 시작 전 안내 영상을 통해서 콘텐츠를 이해시키기 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 자신에게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바닥에 앉거나 춤을 추거나 자유롭게 감상할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타 전시에 흔히 있는 별도의 해설이나 프로그램 북이 없습니다. 즉, 그라운드시소는 개개인에게 가장 잘맞는 형태의 즐거움을 찾아보길 권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챕터인 <푸른 빛의 만남 (BLUE GREETING)>은 영상신호의 기본 컬러인 블루만이 노출된 환경에서 차분한 앰비언트 사운드를 삽입해 콘텐츠의 기본을 환기하고 앞으로 있을 여행에 대한 기대를 고취시킵니다. 두 번째 챕터인 <황홀한 안내를 받으며 (REACH HIGH)>에서는 꽃의 피어나는 과정을 재해석한 패턴 플레이로 특별한 환영인사를 선보였습니다.세 번째 챕터인 <못생긴 환영 인사 (HANDSOME DESIGN SHIT)>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기 인형과 전통적인 장승의 이미지를 차용했습니다.
그루비한 음악과 어우러지는 등장 캐릭터들은 새로운 시공간으로 관람객을 인도합니다. 네 번째 챕터인 <가장 손쉬운 여행 (CHEAPEST FLIGHT)>은 일상적인 대상물인 구름·숲·밤하늘과 우주를 새로운 비주얼로 표현해 이질적인 시공간을 부유하는 몽환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다섯 번째 챕터인 <일곱 거인들의 춤 (REHEARSAL)>에서는 스크린을 압도하는 거대한 일곱 생명체가 등장, 원시적인 춤으로 생경한 신비로움을 전달합니다. 여섯 번째 챕터인 <충돌과 충돌 속에서(CRASH)>에서는 충돌과 파괴가 만들어내는 현란한 패턴들로 화려함을 극대화하여 시청각적 정화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일곱 번째 챕터인 <낯선 아름다움 (DEATH TO THE BEAUTY)>은 일상으로 복귀를 알리는 워프(Warp)를 표현하며 공간 전체를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빛과 구름들의 움직임을 형상화했습니다. 마지막 여덟 번째 챕터 <다시 허공 속으로 (IT'S IN THE AIR)>는 마무리 영상으로 풍경의 움직임을 차용해 정적이고 조용한 가운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실제로 블루룸에 가서 구매한 패브릭 포스터입니다. 전시의 한 테마를 패브릭 포스터로 내놓은 것인데 정말 예쁘지 않나요? 직접 <블루룸>을 방문한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라운드시소의 다양한 전시를 직접 경험해보시고 피부로 느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