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론정보학부 미디어 전공 채인철입니다.
'친환경 제품'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적 이슈를 넘어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근래 저의 시선을 끌었던 친환경 마케팅 사례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무라벨 생수'입니다.
비닐 쓰레기 양도 줄일 수 있고 더불어 소비자들이 분리배출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대두되며 생수 시장 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라벨 생수를 친환경 제품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단순히 라벨을 없애서가 아닌, 자사의 제품 매출이 떨어질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결국 매출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과감한 환경적 시도를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요즘 생수를 구입할 때 무라벨 제품 위주로 고려합니다. 친환경이라는 구호와 그에 따른 실천을 하는 기업의 소비자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잠시 제 글의 제목을 다시 봐주시겠습니까?
가수 백아연 씨의 노래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를 차용해 봤습니다.
집에 바래다주고, 안아주고, 자신을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한 사람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안 사람의 억울한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입니다. 말로는 ‘환경을 사랑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플라스틱 대신 종이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친환경 마케팅을 안 하는 기업만 못 한 경우도 있습니다. 뒤통수를 몇 번 맞다 보면 정말 ‘이럴 거면 그러지나 말지’ 소리가 나옵니다. 오늘은 바로 뒤통수치는 기업,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사례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기업들이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
그린 워싱의 7가지 유형 중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4가지를 가져왔습니다. 1) 감춰진 모순: 녹색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환경 파괴를 야기하는가? 2) 증거의 부재: ‘녹색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보와 증거가 있는가? 3) 은폐, 축소: 유해성이나 환경 파괴적 측면은 은폐하거나 축소하지는 않는가? 4) 위조, 모조: 인증마크, 공인 문구와 유사한 이미지나 문구를 사용하지는 않았는가 |
1. 이니스프리의 그린워싱 논란,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6월 ‘그린티 씨디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습니다.
이름 그대로 ‘페이퍼 보틀(종이 용기)’ 제품입니다. 제품 겉면에는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 용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종이 소재로 만든 줄 알았던 제품을 갈라보니 플라스틱 통이 등장합니다. 소비자들은 분노를 표했습니다. 제품명에도 페이퍼 보틀을 내세워 친환경 면모를 강조했던 터라, 소비자에게 오해의 소지를 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제품 설명을 똑바로 하지 않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대광고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니스프리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제품은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색 PE 재질의 용기를 사용해 겉면에 종이 라벨을 씌운 플라스틱 저감 제품"이라며 "이 같은 노력으로 기존 제품 대비 51.8%의 플라스틱을 절감해 만들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품 패키지 박스와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에 기획 의도와 분리배출 방법을 상세히 표기해 안내했지만, 제품 네이밍으로 용기 전체가 종이 재질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라며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는 이런 논란의 과정을 보며 이니스프리가 솔직하게 100% 종이로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 함량을 높이고 플라스틱 비중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줬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 누구 맘대로 친환경이래…
21년 9월, 스타벅스는 50주년을 맞아 재사용 가능한 리유저블 컵을 증정하는 친환경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겉으로만 봤을 땐 리유저블 컵을 제공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것 같지만 실상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단 이 리유저블 컵은 일회용 컵보다 조금 더 튼튼한 플라스틱 컵입니다. 김미화 자연순환연대 이사장은 “"환경친화적이지 않아요.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하고 다른 화학물질을 첨가해서 환경에 악영향을 줍니다."라고 말하며 스타벅스를 비판했습니다. 굳이 이번 이벤트를 위해 새로운 플라스틱을 대량 생산해 낸 것입니다.
실제로 이 이벤트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리유저블 컵 하나를 받기 위해 적게는 40분에서 최대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정확한 숫자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문 폭주에 대비해 평소 주문량의 약 2배 되는 재고를 투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전국 매장 1,500개에 하루 100잔씩만 팔아도 그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1인당 20잔까지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당시 코로나19를 이유로 매장 내 이용 고객에게조차 다회용 컵을 제공하지 않아 무조건 일회용 컵으로 음료 섭취를 해야 했습니다. 언제나 친환경 기업임을 강조하는 스타벅스가 당최 어떤 점에서 환경을 지킨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3. 폐플라스틱 재활용 의류? 까봐야 안다.
최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만든 의류를 출시하는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섬유의 재활용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옷을 만들더라도 결국 사용 후에는 버려집니다. 순환 구조의 부재인 것입니다. 전 세계 패션 산업이 짧은 수명의 의류를 과도하게 생산하고 있지만,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옷 몇 가지를 출시한 것만으로 ‘친환경 기업’이라 말하는 것은 일종의 위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린 워싱의 '해결'의 핵심 |
-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였는가?(원료) - 생산 과정 중 자연 파괴가 감소했는가? (생산 과정) - 제품 사용 후 배출되는 쓰레기를 업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가? |
친환경을 원하는 소비자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라벨을 없앤 생수를 출시했더니, 판매량이 1년 사이에 500%나 급증하기도 했으니까요.
특히 젊은 세대는 환경에 더 민감합니다. 돈을 더 주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거든요. Z세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환경적 가치를 위해서라면 84.7%가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고 했더라고요.
친환경 시장도 쑥쑥 크고 있어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엔 친환견 관련 소매시장의 규모는 1조 5,000억 원 정도였는데 2010년에는 10배 넘게 늘어난 16조 원으로 집계됐어요. 2020년에는 3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될 정도예요. 이제 친환경이 돈이 되는 시대가 온 겁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시장도 커지는만큼, 악용하려는 그린워싱 제품들도 많아질 겁니다. 그에 대한 규제와 감시는 필수적이겠죠. 최종 선택자는 소비자인 우리인 만큼 우리 스스로가 소비자 주권을 잘 행사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린워싱 제품을 발견하면 서로 공유해서 소비자 행동을 이끌어내고, 서로 미처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있으면 함께 알아가면서 환경 위장 주의 제품의 가면을 깨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506273&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2864879672
https://blog.naver.com/kecoprumy/222577380611
https://futurechosun.com/archives/69305
https://www.fntimes.com/html/view.php?ud=202207291601404857539a63f164_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