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23-1 미디어플래닝 수업을 듣고 있는 광고홍보학전공 20200516 손수정입니다 :-)
여러분의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저는 아직도 1월에 보았던 슬램덩크의 매력에 빠져 *농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농구 놀이’의 줄임말으로 농구와 관련된 콘텐츠를 즐기고 있음을 뜻하는 MZ세대 밈
| 영화 :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그리고 이건 비단 저 뿐만의 이야기가 아닌듯 한데요,
오늘자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박스오피스 3위의 자리를 지키며 누적 관객수 43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열풍에 힘입어 개봉한지 몇 달이 지나고 있는 지금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IMAX로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한일 성우를 초빙하여 무대 인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월초 개봉 당시만 해도 이런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실제 개봉 초기에는 30~40세대의 ‘추억의 힘’ 덕을 보았습니다.
CGV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개봉 첫 2주간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본 관객은 30대가 42%, 40대가 34%로
3040세대가 76%를 차지했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았던 날에도 젊은 사람 보다는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계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슬램덩크가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결국 MZ세대가 있었는데요,
조연주 미디어심리학자는 인터뷰에서 슬램덩크가 X세대부터 MZ세대까지를 이어준다고 말합니다.
X세대에게 아쉽게 완결되었던 슬램덩크는 그리움이자 향수였고,
슬램덩크의 원작을 알지 못했던 20대도
“왼손은 거들 뿐”, “포기하면 그 순간이 시합 종료”, “포기를 모르는 남자”
등의 명대사를 밈으로 접했던 만큼 영화에서 이를 다시 확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독특한 점은 일본 작품인 슬램덩크 캐릭터들이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는 점인데요,
영화 전문 매체 시네마투데이는 1990년대 일본만큼이나 뜨거웠던 원작 만화의 인기를 언급하며
“당시 한국은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강백호·송태섭 등으로 캐릭터의 이름이 현지화 됐다.
지금은 (현지화 된 이름의) 캐릭터를 더빙한 성우가 무대 인사를 진행할 만큼 인기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캐릭터의 한국 이름이 주는 느낌 역시 슬램덩크의 흥행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무의식중에 종종 이 캐릭터들이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는 합니다.
그만큼 캐릭터들에게 공감하고, 또 그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이겠죠.
또한 슬램덩크는 ‘언더독’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언더독(underdog)이란?
스포츠에서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로,
경쟁에서 열세에 있는 약자를 더 응원하고 지지하는 심리 현상을 ‘언더독 효과’라고 합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역경과 시련,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다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언더독 ‘송태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단순히 천재적인 재능이 아닌, 열정과 연대를 통해 아픔을 딛고 성장해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지금시대의 메시지인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옛날의 슬램덩크도, 이번에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결국 ‘영광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가장 아름답지만, 또 아프고 위태로운 청춘을 슬램덩크의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모든 시대의 청춘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있는 것이죠.
‘포기하지 않으면 경기는 끝나지 않은 것’이라는 안감독님의 말이 움직인 게 비단 슬램덩크 주인공들의 마음 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슬램덩크를 디깅(Digging)하다
단순한 취미라고 부르기에 부족할 정도로, “ㅇㅇ에 진심”인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괴짜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본인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몰두의 대상이 다소 특이하고 그 몰입의 정도가 꽤 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현실도피적이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하며 누구보다도 삶에 열심이다. 이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디깅모멘텀Digging miomentum’이라고 지칭하고자 한다.
- 트렌드 코리아 2023 (김난도 외) -
그런 말을 아시나요?
“영화의 끝은 곧 덕질의 시작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감상하고 난 뒤 MZ세대들의 진정한 슬램덩크를 향한 디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덕질 친구를 만들고, 교류하고, 다양하게 작품을 향유하며 슬램덩크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 있음이곧 '행복'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른 세대들 역시 이러한 슬램덩크 디깅에 참여하며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여러 사연들이 SNS에 떠오르는 중입니다.
어떻게 슬램덩크를 파고들고 있는지 함께 볼까요?
1. 영화관 N차 관람
슬램덩크의 열풍에는 수차례 영화를 관람하는 ‘N차 관람객’의 힘이 컸습니다.
더빙판과 자막판 두 가지 버전을 모두 즐기는 이들도 많을 뿐더러 소리내어 응원하면서 영화를 즐기는 응원상영관, 특별상영관 등이 운영되며 6~7회차 관람까지 이어가는 관람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장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두 번 봤는데,
처음에 원작을 모르고 봤을 때와 그 후 원작을 읽고 봤을 때, 더빙으로 봤을 때와 자막으로 봤을 때
보이는 것과 느껴지는 것들이 달라 두 번째임에도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기에 공식의 운영도 박차를 가했는데요, IMAX 특별 상영을 결정하였습니다.
예매 오픈일에는 624석 규모의 CGV용산아이파크몰점 등 주요 아이맥스관이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굿즈에 대한 수집욕구가 있는 MZ 특성상 매주 다르게 제공되는 영화 특전들-캐릭터의 아크릴 스텐드, 포스터, 스티커 등-과
새롭게 상영하는 IMAX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N차 관람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 팝업 스토어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역대 1위의 흥행 수치를 기록한 만큼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의 열기도 대단했습니다.
팝업 스토어 오픈 전 날 오후 1시 부터 대기하고 있다는 소식이 SNS에 퍼지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정판 유니폼과 피규어를 구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대기가 이어졌고,
팝업 스토어 매출은 하루 평균 1억 원을 달성하며 성황리에 진행되었죠.
없어서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중고시장에서는 굿즈의 웃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SNS상에서는 수고비를 받고대리구매 해주겠다는 글이 넘쳐났습니다.
3. 2차 창작
영화를 즐기고, 공식 굿즈를 가졌지만 팬들에게는 해소되지 않는 ‘디깅’ 욕구가 남았습니다.
그런 아쉬움들이 모여 슬램덩크 2차 창작의 붐을 일으켰는데요
팬들은 슬램덩크와 관련된 음원을 제작하고,
캐릭터의 느낌에 따른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팬아트를 그리며,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분석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슬램덩크 플레이리스트를 일 할 때면 종종 듣는데요,
노래를 듣고 있을 때면 그들이 지나온 이야기가 떠오르며 다시금 작품이 보고싶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밖에 그림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장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많은 창작자들이 슬램덩크 팬아트의 ‘프린팅박스' 코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프린팅박스는 사진 인화가 가능한 무인 기계로 편의점, 대형마트 곳곳에 설치되어있는데요,
프린팅박스 앱에 원하는 사진을 업로드하면 코드가 발급되고 이 코드를 기계에 입력하면 바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습니다.
프린팅박스가 입점되어 있는 CU에 따르면,
프린팅박스 이용자 비중은 10대가 27.7%, 20대가 43.1%로 1020연령대가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드의 유효시간이 24시간이기에 ’한정판 굿즈‘라는 기분을 주는 프린팅박스는
SNS에 '슬램덩크 프박(프린팅박스 모음)'이라는 계정이 있을 만큼 팬들에게 큰 인기입니다.
특히 다양한 세대가 프린팅박스가 있는 장소에 방문하는 만큼
앞 사람이 가진 슬램덩크 사진을 부러워하는 X세대와
흔쾌히 슬램덩크 굿즈를 한 장 더 인쇄해주는 MZ세대 사이의 사연이 올라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2차 창작이라는 서브컬쳐에서 슬램덩크가 커다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MZ의 디깅은 온라인에서 끝나지 않았는데요,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는 ‘생일 카페’, 함께 슬램덩크에 대해 이야기하는 행사 등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팬들 자체적으로 열어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취미나 흥미 있는 만화나 캐릭터에 돈을 아끼지 않는 ‘키덜트’(키즈와 어덜트의 합성어)가 뜨고 있는 만큼
슬램덩크 굿즈를 소비하고, 다시 생산하는 행위들 역시 슬램덩크의 흥행을 이어가는 한 요소이지 않나 싶습니다.
4. 무대인사
400만명을 돌파하며 아이맥스 확대 상영뿐만 아니라 4월 초 ‘슬램덩크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일본 성우 나카무라 슈고(송태섭 역)와 가사마 쥰(정대만)이 서울을 찾았는데요,
2일 한국 성우들과 무대인사·메가토크(관객과 대화) 등에 참석하였습니다.
한국 성우로는 강수진(강백호), 엄상현(송태섭), 장민혁(정대만)이 함께 하며 슬램덩크 녹음 때의 다양한 에피소드,
캐릭터에 대한 생각 등을 풀어놓았습니다.
이에 해당 내용을 촬영한 영상, 인터뷰 내용 등이 SNS에서 다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풀려나오는 게 팬들을 슬램덩크에서 떠나지 못하게끔 만드는 듯합니다.
이와 더불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작업에 참여한 밴드 텐피트(10-FEET)도 한국에서 메인 테마곡인 ‘제Zero감’을 직접 선보이는 라이브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니
슬램덩크의 흥행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죠?
| 슬램덩크가 다시 흥행할 수 있었던 건
마지막으로 슬램덩크의 작가이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독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인터뷰를 살펴보았는데요,
'극장판은 2014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작품 연재를 끝냈을 때와 다시 극장판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작가의 시점이나 가치관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라는 질문에
'영화 속의 시점에도 나타났지만 ‘강함’의 의미와 ‘잘되지 않는 것’에 대한 공감과 상상력이 중요하다. 아픔과 상실, 잘되지 않는 것, 살아가면서 누구나 통과하는 길을 표현하고자 했다. 돌아보면 나도 나름대로 지나왔던 길이라 더 공감되도록그릴 수 있었다.'라고 답합니다.
옛날 작품인 슬램덩크가 다시금 크게 흥행할 수 있었던 건
영화 속에 담긴 청춘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메시지,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에 다양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화답해준 MZ의 팬심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영광의 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작가님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선택지가 없다. 항상 '지금'이다.
라고 답변해주셨는데요,
여러분의 영광의 시간도 '지금'이기를 바라며,
이번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료 출처
- 서울신문 | ‘더 퍼스트 슬램덩크’ IMAX로 보자 예매 열기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349647?sid=103
- 파이낸셜뉴스 | [레트로 백과사전] 마지막 승부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4990274?sid=103
- YTN사이언스 | [한 길 사람 속은] '언더독'을 응원하는 이유…'슬램덩크'에서 찾아보다
https://m.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303281705568045
- 동아일보 | “전날부터 줄섰어요”…슬램덩크 스토어 앞 ‘담요’ 필수품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127/117602745/1
- 한겨비즈니스 | [MZ 트렌드] ‘웨딩피치’ 요술봉, ‘공주 세트’ 사 모으고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어른들
https://n.news.naver.com/article/050/0000064601?sid=101
- 매일신문 | "왼손은 거들 뿐"…'슬램덩크' 국내 개봉 日 애니 역대 최고 흥행
https://n.news.naver.com/article/088/0000801851?sid=103
- 한국일보 | 인생네컷이 일상인 '포토 프레스' 세대, 이제 '프세권'에서 모인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730245?sid=103
- 씨네21 | [인터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 “다시 처음처럼, 리얼하게”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1803
- 조선일보 | 강백호 오랜만이군... 90년대 재패한 슬램덩크, 26년만에 애니로 귀환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2/12/29/56EMV6VEUFF23LVZ3TWCFFML54/